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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고잘쓰고잘말하기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요즘, 
세상 반가운 문자는
기다리던 택배 도착알림 문자다 😊
오늘처럼 아이를 빨리 학교보내고 싶은 날이
최근에 있었을까 ㅋㅋㅋ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제목부터 출세욕 범벅인 책을 구경한다.
표지가 왜이래. 
너무 예뻐. 이건소장각이지!! 😆


🏷프리뷰_한수희
이주윤은 솔직하고 웃길 뿐 아니라, 누구와도 대체할 수 없는 자기만의 리듬과 흥과 장단까지 갖췄다.
이주윤의 새 책을 세상에 소개하는 이 마음은 나만 아는 숨은 맛집이 동네방네 소문나서 줄 서는 대박집이 될 것을 걱정하는 마음과도 같다. 

 


🏷프롤로그
출세라는 거창한 단어는 내 사전에 없었다. 잘 쓰고 싶다, 내가 잘 쓰려고 노력한 글을 욕심 많은 편집자와 감각 있는 디자이너가 멋지게 엮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잘 좀 팔렸으면, 그걸 읽은 독자들이 내 칭찬 좀 해줬으면, 그리하여 인세 좀 두둑하게 받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징징거린 게 전부였다. 그런데 이 모든 문장에 출세하고 싶다는 욕망을 에둘러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녀가 일깨워주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정말 딱 한번만이라도 대박이 터졌으면 한다. 그리하여, 쓰며 살아가기로 한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또한 이슬이가 탈덕하지 않고 오래오래 덕질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다.

무엇 하러 이 편집자에게 이다지도 마음을 쓰느냐고?

아 몰라. 뭐 그런 걸 물어. 그냥!

 

이렇게 꼴리는 대로 살아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어쩌면 먼 훗날 철부지 같은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됐고! 어차피 한 번뿐인 내 인생, 아모르 파티하며 살 거야.

 

장기하를 접한 이후로 나는, 내 글을 글이 아닌 노래라 생각하며 쓴다. 그리하여 다 쓰고 난 후에는 노래를 부르듯 글을 불러본다.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한 군데도 걸리는 곳 없이 능구렁이처럼 능글능글 읽힌다면 그제야 손을 뗀다. 

나는 생각한다. 리듬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다 보면 술술 읽히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물론이요, 자신만의 문체까지 덤으로 생겨난다고 말이다.

 

일기는 앨범과 같이 과거를 기념하는 데만 의미가 다하지 않는다. 과거보다는 오히려 장래를 위한 의의가 더욱 크다.(...)문장 공부가 된다. 생각이 되는 대로 얼른얼른 문장화 하는 습관이 생기면 '글을 쓴다'는 데 새삼스럽거나 겁이 나거나 하지 않는다. 관찰력과 사고력이 예리해진다. 보고 들은 것에서 중요한 것을 취하자면 우선 가볍고 보잘것없는 사물에도 치밀한 관찰과 사고가 필요하다. 관찰과 사고가 치밀하기만 하면 '만물정관개자득'이라는 말처럼 세계 만물의 진상과 그 오묘한 뜻을 모조리 밝혀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일기는 훌륭한 인생자습이라 할 수 있다. <이태준의 문장강화> 중에서

 

개들이여, 일단 싸라. 아니 아니, 써라. 내가 하는 이 소리가 사람 소리인가 개소리인가 의구심이 들더라도 멈추지 말고 그냥 마루잡이로 써라, 오늘도 한 편, 내일도 한 편, 글 위에 글을 쓰고 글 옆에 글을 써라. 그렇게 당신만의 개똥밭을 꾸준히 일구다 보면 분명 희망의 새싹이 돋아날 것이라고, 이 똥개-큰소리로-힘차게-짖습니다! 멍멍!

 

도서관에 자주 들어서 최대한 많은 책을 펼쳤다 덮었다 반복하다 보면은 나와 주파수가 맞는 책을 발견할 수 있겠지. 그렇게 만난 책을 서점에서 한 권 사는 일도 잊지 않겠다. 당신의 책이 베스트셀러는 아닐지라도 나에게는 의미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주었으면 하는 나의 바람을, 저자가 알아채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다.

 

편집자는 가만히 앉아 저자의 원고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더욱 풍성한 책을 만들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궁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조금은 이해가 가시려나.. 이 책이 폭삭 망한다 할지라도 나는 내 능력을 탓할지언정 그녀를 원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편집자는 자신이 만든 책이 주목받기를 저자 이상으로 염원하며 최선을 다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독자가 고생고생 하며 번 돈을 고작 이 정도 글에 소비해도 되는지, 내가 쓴 글이 독자의 노동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그러니까 나는 과연, 돈값 하는 작가인지.. 당신의 따뜻한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팔리는 작가가 되겠다. 돈값 하는 글을 쓰고야 말겠다. 그때까지 나를 지켜봐준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다.

 

 

 

김애란, 임경선, 이슬아 작가 다 좋지만 
내지에 그림그려주고 내 이름 적어준 사람은 오직! 이주윤 작가뿐이라는 사실.
이무송은 어렵겠지만 책이 나온다면 내몫만큼은 의리로 구입해보겠습니다.!!! 선언했으니 어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