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 짠테크
빨간 츄리닝 차림으로 명품 언박싱 대신 ‘가계부 언박싱’, 먹방 ASMR 대신 ‘옷 사지마 ASMR’ 영상을 찍고 무지출을 당당하게 자랑하는 그녀, 내가 처음 김짠부를 알게 된 건 미니멀라이프 영상을 한창 찾아보던 제주살이 시작(벌써 1년 전) 무렵이었다. 즐겨보던 유투브 강과장 채널에서 추천한 후로 쭈~욱 팬을 자청하고 있다. 내가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난 것일까. 그녀는 1년 만에 구독자 10만명이 넘은 유투버로 폭풍 성장했다. 닉네임인 ‘김짠부’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특별한 ‘브랜드’가 되었다.
마흔의 문턱을 넘은 내가(인정하기 싫지만) 27살의 사회초년생에게 배우고 싶은 건 극강의 욜로족을 버리고 진정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떠난 ‘용기’와 고군분투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 그리고 계속 이야기를 듣고 싶게 만드는 ‘매력’ 이었다.
이 책에는 영상에서 담지 못한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녹아있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재테크 노하우를 알려주는 실용서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는 ‘성장 에세이’에 가깝다. <살면서 한번은 재테크>는 밀레니얼 세대인 작가처럼 트랜디하고 재미있다. 무엇보다 술술 읽힌다. 분명 책을 읽고 있는데 마치 친한 친구가 옆에서 “짠테크란 말이지~.” 솔직히 까놓고 말해주는 느낌이랄까.
혼돈의 시대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도록 콕!콕! 짚어주고 가려운 등을 벅벅 긁어준다. 재테크의 ‘0’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완독의 기쁨과 더불어 뭐라도 해보고 싶은 의욕을 선물받을 것이다.
난 돈 쓰는 나의 감정을 묻는 과정을 통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됐고, 좋아하는 장소와 물건에 소비를 할 땐 그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다른 누수 지출을 막아가며 찾아낸 내 찐 행복, 찐 소확행이니까. 예전엔 그냥 ‘좋다~’ 정도였다면 지금은 “너무 좋아!” “이 맛에 돈 벌고 돈 모으지!” 하며 외칠 수 있는 행복. 나에게 편안함을 주고, 행복을 주는 소비는 마음껏 만끽하는 삶. 내가 생각하는 진짜 소확행(이것도 가성비 최고라고 생각하는 1인)
결국 재테크의 핵심은 나 자신을 잘 아는 것이다. 나를 브랜딩하고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나를 돕는 것이 부자로 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알려주었다.
이 책을 덮으며 “당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돼요.” “나라는 기업에 투자하세요.” 라는 짠소리가 명언처럼 느껴진다면 당신은 분명 김짠부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이리라.
사회복지사는 부자면 안돼?!
제주에 가기 전, 나는 내 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월급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경력이라는 것이 시간을 쌓는 일이고 출산과 육아휴직을 제외하고 멈추지 않고 일했으니 경력에 비례해 올라갈 수 밖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꼬박꼬박 월급을 받았는데,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신혼여행 말고는 해외(가족)여행 한 번 안갔고 사교육비를 많이 쓰지도 않았고 나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럼 도대체 왜 돈이 없지?!
천천히 생각해보니 내 안에 뚜렷한 재무목표가 없었다. ‘그 때 그 때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해 돈을 벌고 모았다’ 가 내 상태를 설명하기 가장 적절했다.
‘사회복지사와 부자’, 절대 가까이 할 수 없는 조합처럼 느껴졌고 더군다나 돈과 가장 거리가 멀다는 성격 INFP 소유자이지 않나. 스스로를 틀에 가두고 합리화해왔는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제주살이를 준비하며 몇 년간 모은 것보다 더 열심히 돈을 모았다. 특별한 방법이 있었던 건 아니고 선물처럼 주어졌던 월급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생각 없이 쓰던 돈을 멈췄다.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금액이 모였다. 아이러니하지만 돈이 없어지니 돈에 관심이 생겼다. 제주에 내려오고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나의 경제관념을 돌아보고 진정한 부자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 돈은 현재의 내가 미래에 던져놓는 선물이다. 더 젊고, 더 아쉬울 거 없는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 남한테 아쉬운 소리하지 말고”라며 던져놓는 선물. 물론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더 이상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시기 질투하며 나의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제주살이를 통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뭔지 발견하고 내가 가진 것을 충분히 누리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갖고 싶은 것에 집중하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멈추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남들이 다 하니까 소비하는 일이 줄었다. 나에게 편안함과 행복을 주는 소비를 만끽하니 돈을 벌 때보다 오히려 삶의 만족감이 높아졌다. 돈 뿐만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내게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로 채우니 생각과 마음이 전보다 여유로워졌다. 그 덕분일까?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면 성공여부를 따지지 않고 일단 도전해보는 용기가 생겼다. 시간부자가 되고 싶어 새벽기상도 시작하게 되었다. 기회는 계속 도전하는 사람에게 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제주살이를 마무리하며 다시 복지관에서, 마을에서 주민들을 만나는 상상을 한다.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이 나아지지 않고 당장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불안한 분에게 “곧 잘 될거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시라. 이런 위로나 지지만으로는 근본적인 도움을 주기 힘들다. 돈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위험을 피하거나 위험에서 빨리 빠져나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시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된다면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보다는 진짜 원하는 삶의 방식을 찾고 남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규모 있게 꾸려나가는데 도움을 드리고 싶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부자(성공, 성취)의 경험을 해본다면 당장의 어려움은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가장 나다운 부자가 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돈부자, 마음부자, 경험부자, 시간부자, 사람부자, 도전부자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장 본인다운 부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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