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오면
매일 바닷가가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있게 책을 읽는 모습을 꿈꿨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내가 상상했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매일 뭐 먹을지 메뉴생각을
이렇게나 바로, 쉼도 없이 끊임없이 하게 될 줄이야 ^^;;
요리라는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도구와 재료로 이것 저것 시도해보는 일이라
나름의 성취감과 재미가 있다.
제주에 살기 전에도 주말이면 아이들 식사를 챙겨왔지만
예전과 다른 것은 요리를 대하는 나의 태도다.
전에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해내야만하는 힘들고 귀찮은 일이었다면
지금의 요리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시각화하는 즐거운 과정이다.
아이들의 의견을 묻고 요리에 참여시키면서 친밀해지는 과정이다.
제주살이 21일..
반찬사진은 이제 그만 찍으면 안되냐는 항의를 받고 있지만 ㅋㅋ
코로나19가 사라져 일상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는 나만의 즐거움을 지속하고 싶다.
한끼 설거지하지 않으면 다음 끼니를 먹을 수 없는,
매일매일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만큼만 소유하고 싶다.
지금 내게 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고 싶다.
가만한 날들.을 이어가고 싶다.
20200317 마흔살 내생일에 씀.
'제주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등교길 단상(실내화의 추억) (0) | 2020.06.12 |
---|---|
제주살이 추억(입도 세달째) (0) | 2020.06.08 |
제주살이 추억(입도 두달째) (0) | 2020.05.04 |
제주살이 추억(입도 한달째) (0) | 2020.05.04 |
내가 제주를 선택한 이유2 (0) | 2020.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