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침 댓바람부터 바람을 가르며 도서관 문을 열어 젖힌다.
아직 한기가 남아있는 휴대폰.
희망도서 도착알림문자를 들이민다.
아무도 보지 않은 새책 5권을 들고
굳이 가방에 넣지 않고 씩씩하게 걷는다.
관광객들이 보면 책을 옆구리에 끼고 너무 편안한 복장으로 활보하는 아줌마가 생경해보이겠지만
‘그게 뭐, 무슨 상관이람..’
에머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창가, 그 곳에 내 강의실이 열린다.
올 초 퇴사를 선택하고 제주살이를 시작하면서 백조, 전업주부 아닌 내가 선택한 대학생이라는 이름!!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주변사람들에게 선경지명이 있는 사람들로 등극했다 ^^)
누가 짜준 계획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장소에서 할 수 있다.
20살에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자유를 40살이 되어서 누리고 있다. 아 자유롭다~!!!!
나를 규정하는 많은 단어가 있지만 이시간만큼은 엄마, 아내도 며느리도 아닌 오롯이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
내 꿈을 위해 강의를 듣고 신문을 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과제를 제출한다.
SNS라는 도구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보고 배운다.
더 하지 못해 애가 탄다.
새벽에 일어나게 된다.
그래, 난 mkyu 대학생이다.
대학생이라는 이름은 나를 도전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다.
직장생활을 하며 힘들었던 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결정에 떠밀려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북드라마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는 나 자신을 더 이해하게 되었고 나를 표현하는데 자신감을 얻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바로 실천하고 아이들에게도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니 좋은 일들이 생겼다.
소소하지만 뿌듯한 성취의 경험들이 쌓이게 되었다.
대학생이라는 이름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한 해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 속도에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을 믿어주고 내 속도에 맞춰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대학생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새로운 나 를 선물해 주었다.
열정우등생, 사진 잘 찍는 사람, 인스타그래머, 블로거, 그린플루언서, 새벽기상러...
새로운 이름들로 인해 내 삶은 찐~ 해지고 있다.
12월을 맞는 첫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이름을 선물 받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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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다이어리를 펴고 딱김따!를 준비하며 연애 때와는 사뭇 다른 설렘으로 하루를 연다.
아무 확신이 없지만 두려움 자루를 들쳐매고 그냥 한발 한발 걸어나갈 것이다.
오늘 하루를 의미있게 채우면 내 내일은 더 밝은 것을 믿는다.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예요. 과거는 그대로 두세요. 어차피 오늘부터 새로운 모양을 쌓아나가면 전체 의미가 달라질 테니까요. 과거는 달라지지 않지만 전체 의미는 달라지는 삶. 과거의 고난이나 아픔이 현재의 역사가 되는 삶을 살기 위해 오늘부터 다른 모양을 쌓아보세요.” <인생미답, 김미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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